포천문화예술의 구심점

임승오 한국예총포천지회 회장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의 거리 만들기 조성

지역 역사적 인물 기념관 건립으로 고유문화 전파

삶과 예술의 거리감이 예술은 특별하며 어려운 것이라는 구분을 짓고 있을 때에 이는 예술의 성격이나 본질이 아니며 예술이란 생활 안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한국예총 포천지회 임승오 회장을 만났다. 톡톡 떨어지는 빗물에 조용히 귀 기울이는 순간이 청각을 위한 호화로운 예술이 되어주기도 하고 아침에 기억한 내 가족의 미소가 예술적인 순간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이다. 예술의 특별함은 특이성 안에 있을지 몰라도 난이도 안에 머물지는 않는다. 기존 예술이 기술의 정교함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다는 특징을 벗으면 남는 것은 현재의 생활 속에 거하는 기술이다. 생활 안에서 작은 무엇 하나가 예술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고심한다면 그 순간마저 예술이 되는 것이다.

특별함보다 사랑과 믿음의 순간으로 예술가의 정체성을 지각한다면 그 심오함에 누구나 예술의 경지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복잡함을 사랑하고 어떤 이는 단순함을 사랑한다. 예술적인 승화에는 고민이 따른다.

자신의 고민을 치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예술적인 승화의 경지로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2017년 포천예총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하여 올해 연임하게 된 임승오 회장은 “예술을 삶 속에서 찾으라.”하고 있다.

 

대중과 함께하는 거리로 나온 예술

“예술이 보통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생각되고 있지만 사실 예술이란 전방위적이다. 따라서 각 세대와 계층을 넘어서서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이 가능하다. 즉 생활 속에 예술이 스며들기를 바란다.”는 포천예총 임승오 회장,

‘예술이 삶 안에 있다’는 관점에서 포천예총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정책은 거리로 나온 예술이다. 지난 4월20일 포천예총이 주관한 ‘거리아트페스티벌’이 포천시 중앙로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올해 8회째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건국 100주년 기념’의 애국지사를 기리자는 취지로 열려 예술인 및 직장인과 일반시민 등 5천여 명이 참석하였다.

임승오 회장은 시민 생활과 가까운 예술을 공공예술로서 품격을 높이는 일로 보고 일반인의 참여를 환영해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조성에 힘쓰고 있다. 방법은 우선 한국예총 포천지회의 참여에서 비롯된다. 그 외에도 포천에서 활동하는 예술 동아리의 직장인이나 포천에서 작업하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함께 한다. 음악 공연은 물론 다채로운 체험을 위한 공예미술 등을 부스에서 재현한다. 회화도 포함된다. 다양한 장르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손쉽게 체험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예술을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포천의 최익현 선생을 비롯해 많은 애국지사를 조명하며 이런 사실을 알리는 위주로 행사가 진행됐고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한다는 취지도 변치 않을 것이다. 부스는 38개로 진행되었다. 참가팀은 부스별로 한 두 단체였으며 모두 50개 단체 정도였다. 여기에는 인문학, 도서전, 그림, 도자기 체험 등이 어우러져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함으로서 그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포천예총의 전반기 가장 큰 행사가 ‘거리아트페스티벌’이었다면 후반기에 준비된 행사는 ‘포천예술제’가 있다.

올해에도 10월에 개최되는데 벌써 15회 째를 맞이하고 있다. 2018년에는 포천의 많은 명헌 중 대표캐릭터인 오성 이항복선생과 한음 이덕형 선생을 기리고자 기획되었다. 포천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오성과 한음이야기’를 전파하고 전승하면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껴왔는데, 이러한 가르침을 재조명하기 위해 포천예총 산하 8개 협회(국악, 무용, 문인, 미술, 사진, 연극, 연예예술, 음악)에서 오성과 한음을 주제로 1년간 준비한 각종 공연과 전시회를 통해 예술로 접목하여 승화시키고 있다.이러한 창작활동은 포천이 수도권이지만 문화적으로 서울로 향해 있던 기존의 생각과 별개로 포천만의 고유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취지는 한결같다. 예술은 인문학으로 거리감이 있지만 독서와 함께 한다면 멀 것도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생활 안의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그의 의견에 시민들은 홍보가 많이 되어 친숙해졌다는 반응이다. 거리아트페스티벌 행사시 주변 상가들도 처음에 불편해 하던 기색 대신 지금은 반기고 있다. 행사에 먹을거리를 따로 마련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상가 활성화와 지역경제 역시 기대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모두 만족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 시민과 나이 든 시민들이 모두 어울림이라는 화합에 동의하고 있다.

생활에 정착하는 예술의 구체화를 위해

임승오 회장은 임기동안 거리문화를 정착시키는 가운데 역점으로 두는 주안점이 있다면 생활 예술가의 양성이다. 인물이 많으나 이를 기념할 공간이 마땅찮아 이를 위한 미술관과 문학관, 기념관 건립의 해결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포천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에 속해 예산지원이 원활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임승오 회장은 “아직 포천에는 문화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예술인들과 함께 비용이 적게 드는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을 창출해 포천 문화 중심 중 하나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또한 포천시의 경우 ‘포천반월아트 홀’은 기본적으로 시설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공연을 할 수 있는 하드웨어는 잘 되어 있음에도 소프트웨어인 문화적인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임승오 회장의 의견이다. 이를 위해 포천예총에서는 ‘화의 혈’ ‘자유종’의 작가인 신소설의 개척자인 이해조의 생애와 작품관을 기리는 기념관을 지어 문화를 전파하고자 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1869년 포천에서 태어난 선생은 이인직과 함께 우리 신소설의 맥락을 이어온 인물이다. 또한 현존하는 유명 작가 및 화가 등이 포천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어 이들과 함께 포천의 문화적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임회장은 박윤국 포천 시장 역시 현재 그런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포천이 자랑하는 포천 아트밸리의 경우는 포천시 신북면의 버려진 폐채석장을 자연과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든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공간이다. 지난 2009년 개장되어 지질자원의 보고로서 한탄강지질공원과 함께 대한민국명소로 선정되었으며 학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은 화강암을 파고 들어간 30미터의 수직절벽에 25미터 깊이의 천주호라는 인공호수가 생겨 주변의 적벽과 함께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최초 개발할 당시 경기개발공사에서는 예산 100억 원을 들여 큰바위얼굴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임승오 회장을 비롯한 의식 있는 문화예술인들은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지 말자는 취지의 치유개념을 도입하여 지금의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매년 색다른 전시물과 창작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수도권 억새 감상 1번지로서 명성산 1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벌판이 하얀 억새로 뒤덮여 가을 속 설경을 만나게 되는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는 포천예총이 준비한 포천팝스오케스트라 연주와 성악 등의 디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산정호수 조각공원은 약 4천여평의 규모로 임승오 회장의 작품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이젠거라는 세계적인 작가나 일본 미국 호주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예술적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유학하며 가우디의 영향을 받다.

“서울을 위주로 한 문화는 서울 시민의 것이다. 포천은 특히 젊은이들의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 그저 가깝다는 이유로 서울로 빠져나가면 지역이 낙후되고 인력유출도 심해진다. 지역의 기반이 단단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목적으로 포천예총이 활약하고 있다”는 임승오 회장은 후학들을 길러내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 포천지역에서 예체능계를 지향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을 서울 등으로 진학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중고교시절에 기초를 충분히 닦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예총 산하에 학술적인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등 우수한 인력이 많아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 자신도 중·고등학교를 고향인 이곳에서 다닌 후, 대학은 서울 홍대로 진학하였고, 이후 스페인에 유학 후 다시 돌아와 고향의 문화발전과 후학에 힘을 쏟고 있는 사례다. 이렇듯 이런 문화가 정착되어 선순환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임승오 회장은 바르셀로나에서 건축가 가우디를 좋아하게 되어 유학이 끝나자마자 관련 작업을 많이 했다. 조각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우디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한다. 가우디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도자기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어 도자기 박물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스페인 조각 공원을 만드는데 참여하기도 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도자기박물관 근처 20만평 부지에 50여명의 작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완성 하였다. 임 회장은 경기도의 문화발전에 의욕적으로 투신했는데 여기에는 그 당시 경기도 임창렬 도지사의 문화인식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지난 2000년도에 가우디와 함께 스페인 국왕이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광주시에서 관리하고 있고 시행은 경기문화재단에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신갈에 위치한 백남준 미술관도 그의 손이 간 작품이다. 백남준 작가가 사용했던 소모품 하나까지 직접 챙겨 지금의 미술관을 완공하기도 하였다.

임승오 회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각가로서 많은 활동을 하였고, 이젠 고향 문화발전을 위한 기틀을 다지는데 앞장서고 있어 그에게 거는 포천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

임승오 회장 Profile

-57년 생, 포천 출생

-홍익대 조소과 졸업

-서울 오산중고등학교

-바르셀로나 대학 석·박사 학위 취득

-홍대미술대학원 겸임교수

-장흥토탈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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